지역을 입력하면 해당 지역의 맛 집 리스트가 표시되고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해당 식당의 리뷰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탭을 이동해서 지도 페이지로 이동하면 지금 보고 있는 식당의 약도가 표시되고, 좀 더 현실적인 지도를 원한다면 위성사진으로 만들어진 약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을 실행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면 얼마나 걸릴까?

9월 18일 마소 필자이기도 한 인스웨이브의 김욱래 팀장은 기자들에게 각 기능들을 일일이 설명해가면서 UI를 디자인하고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실행시키는 데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웹스퀘어(WebSquare)’라는 Ajax 개발 툴을 사용한 덕분이다. 대체 이 프로그램은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또, 인스웨이브란 회사는 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다이렉트보험 비즈니스 패키지의 최강자
사실 이 부분의 소제목을 ‘어쩌면 당신도 인스웨이브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로 쓰려고 했었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고사하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이름 ‘인스웨이브’. 하지만 국내 다이렉트자동차보험 서비스를 구축 운영하는 거의 모든 시스템이 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 졌다. 또, 얼마전에는 국내 유명 업체들과 실력을 겨룬 끝에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J2EE프레임워크 납품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적용된 자바 기반 인터넷뱅킹 시스템도 그들의 작품이다. 아마 회사 뒤에 큰손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 시장을 독식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밥그릇까지 위협하며 급부상할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가 이제는 개발 툴까지 들고 나왔다면 분명히 뭔가 있긴 있을 것이다.

그 뭔가의 정체는 어세룡 대표를 만나면서 밝혀졌다. 그는 1993년부터 1999년까지 LG CNS의 LG 화재 지원팀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자바 1세대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일부러 짠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요 몇 달 사이 마소의 옆자리에서 취재하게 된 회사의 대표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다. 개발자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개발자 출신 대표들이 선전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어쨌든 LG CNS를 퇴사한 후 교보다이렉트보험의 개발 팀장으로 입사하여 국내 최초의 다이렉트보험 시스템을 구축한 어 대표는 다이렉트보험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2002년 4월 맨손으로 회사를 차린 것이 바로 인스웨이브다. 오랜 세월 갈고닦은 기술력과 모든 걸 맡기고 함께 고생해 줄 동료들이 있기에 두려울 건 없었다. 그렇게 다섯 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인스웨이브는 어 대표가 개발 팀장으로 입사하여 구축한 교보다이렉트보험 시스템을 제외한 국내의 모든 다이렉트보함사에 자신들의 다이렉트보험 비즈니스 패키지를 공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틈새 공략의 원칙
그런데 좀 이상하다. 다이렉트보험이라면 규모가 작지 않을 터 어째서 경쟁사가 없었던 걸까? 2002년 당시 어 대표가 바라본 다이렉트보험 시장은 개척되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그의 나이 서른여섯.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길은 사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 이유만 보았던 것은 아니다. 사업의 안정성도 고려해야 했을 터다.
다들 잘 알다시피 보험 시스템은 복잡한 것도 문제지만,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는 상품의 권리와 적용 탓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게 마련. 게다가 업무의 대부분을 인터넷과 전화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트래픽 또한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다이렉트보험 시장이라는게 어지간한 노하우를 가진 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집어 삼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비용을 감안한다면 누군가 쉽사리 뛰어들 수 없을 거란 판단이 선 것이다. 한마디로 틈새시장이면서도 남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분야였던 것. 어 대표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덕분인지 그 사이 몇몇 외국계 업체들과의 경쟁이 있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지금 그들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다이렉트보험 프레임워크의 유일무이한 최강자로 우뚝섰다.

Ajax 기반 웹 개발 툴, 웹스퀘어
그런데 다이렉트보험 프레임워크를 만들던 회사가 느닷없이 Ajax 기반 개발 툴을 왜 만들게 된 것일까? 사실 이 질문 또한 그들의 지난 행보를 살펴보면 놀라울 것이 전혀 없다. 인스웨이브가 회사를 설립한 다음 해에 발표한 다이렉트보험 기간계 솔루션 프레임워크 다이렉트 인슈어(Direct Insure)가 이미 Ajax 기반으로 된 프레임워크였던 탓이다. 당시만 해도 아직 Ajax라는 말이 없기는 했지만 수시로 발생하는 유지보수와 시스템 관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하여 사용되던 기술이 그 몇 년 후부터 Ajax라고 불리며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최초로 Ajax 기반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기간계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는 회사이다 보니, 자신들의 노하우를 개발 툴에 녹여내여 웹스퀘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웹스퀘어는 WYSIWIG개발 도구가 포함된 Ajax 플랫폼과 그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는 플러그인(Plug-in)구조로 되어 있어 Ajax 기반의 웹 어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W3C의 Xforms를 구현한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 OS와 브라우저에 독립적일 뿐만 아니라 필요한 기능은 직접 추가하여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구조까지 갖췄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인스웨이브는 한국의 개발자들에게 플러그인 구조를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도 제안했다. 데모 시연 중 김욱래 팀장은 UI에 구글 맵을 연결하기 위해 한 번의 마우스 클릭과 한 번의 드래그만 했을 뿐이었다. 이는 구글 맵 API를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을 버튼으로 만들어 놓은 덕분이다. 구글 맵 아이콘을 클릭한 후에 구글맵이 연결될 화면 범위만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지정해 주면 끝난다는 이야기다.
굉장히 편리해 보이지만 새로운 API들이 지속적으로 오픈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API들을 일일이 인스웨이브에서 엔진으로 만들어 제공하기는 어려울 터. 외부 개발자들이 API 연결 기능이나 Ajax로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기능들을 플러그인 형태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능이 기업에서 사용되면서 발생 된 수익을 인스웨이브와 개발자가 나누자는 것이다.
인스웨이브는 이러한 일련의 사업과 더불어 WiKi를 통한 개발자 지원과 한국 개발자들과의 공동 개발을 위한 공개 프로젝트 지원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준비 중이며, 곧 오픈하게 될 웹스퀘어 홈페이지를 주축으로 하여 모든 일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이런한 일들은 생각할 수 없으리만치 고통스럽고 긴 시간을 이겨낸 후에야 가능할런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하려고 나서지 않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인 어세룡 대표의 각오는 단호하다.

<월간마이크로소프트 10월호/정화용기자>